칼럼 [아마야구꽃] 시즌 도중 예능 출연을 선택한 이종범, 그 결정이 남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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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꽃 | 2025년 7월 4일 |
시즌 도중 예능 출연을 선택한 이종범, 그 결정이 남긴 질문
KT 위즈의 수비코치였던 이종범이 지난 6월 27일 돌연 팀을 떠나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으로 합류했다. 그가 팀과 함께 부산 원정 경기에 나서지 않고, 수원 홈구장에서 조용히 짐을 정리한 날, 야구계는 술렁였다.
이유는 단순하다. 시즌 한복판에서, 그것도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한 명의 주요 코치가 아무런 사전 조율 없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팀을 이탈했다는 사실. 이는 그동안 프로야구가 지켜온 최소한의 원칙과 윤리를 뒤흔드는 일이며, 선수단, 팬, 나아가 리그 전체에까지 파문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그 과정의 무질서다. KT 구단은 “섭외 과정에서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제작진 또한 별도의 설명 없이 이종범 감독의 합류를 발표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프로야구 코칭스태프를 단순한 콘텐츠의 소모품으로 인식한 태도로 비칠 수 있다. 방송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만, 프로야구는 현장의 무게를 지켜야 한다.
물론 이종범은 그만의 신념을 가졌을 것이다. 그는 “야구 저변 확대”와 “은퇴 선수 지원”을 언급하며, 단지 예능이 아닌 ‘사회적 역할’을 선택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 말 자체에는 동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진정 공익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면, 시즌이 끝난 뒤 혹은 구단과 충분한 사전 논의를 거친 후 이적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절차와 맥락은 결과만큼이나 중요하다.
프로야구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선수 한 명, 코치 한 명의 이탈이 경기력에 직결되며, 수많은 팬이 그 과정을 지켜본다. 더군다나 KBO 리그는 오랜 시간 동안 “책임감과 팀워크”를 가치로 쌓아온 무대다. 이종범의 이탈은 이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린 결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사건은 단지 한 사람의 진로 선택을 넘는다. 방송과 스포츠, 공익과 상업성, 책임과 자유 사이에서 프로야구가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를 묻는 계기다. 우리는 이번 논란을 통해 다시금 자문해야 한다. “프로야구의 무게는, 과연 그만큼의 가치로 지켜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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