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마야구꽃]주말리그… 학교는 야구부를 배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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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설의야구공 작성일 25-06-22 21:10 조회 331 댓글 0본문
아마야구꽃 | 2025년 6월 22일 |
[아마야구꽃]주말리그… 학교는 야구부를 배려하지 않았다.
"우리는 각자 야구장으로 향했다..."
2025년 어느 주말,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열린 날. 해당 학교 야구부 학생들은 하나둘, 개별적으로 야구장으로 향했다.
평소 같았으면 아침부터 학교 운동장에 모여 몸을 풀고, 단체로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도착했을 시간이다. 하지만 이날, 그들은 팀이 아니었다. 학교는 그날 문을 닫았다.
이유는 단 하나. 그날이 국가고시 시험일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학교가 시험장으로 지정(?)되면서 외부인 출입이 통제됐고, 야구부 학생들은 매번경기전 하는 몸풀기 훈련 없이 각자 경기장으로 이동해야 했다. 누군가는 부모의 차량을 이용했고, 누군가는 대중교통을 갈아타며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도착했다. 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시작 전까지 함께 움직일 수 없었다.
이날 치러진 경기는 단순한 체육 활동이 아니었다.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주말리그는 대학 진학과 프로 진출로 이어지는 중요한 공식 경기, 말 그대로 ‘수능’과도 같은 무대다. 그러나 그 중요한 날, 학교는 이들이 같은 조건에서 뛸 기회조차 보장하지 못했다.
물론 국가고시는 전국 단위의 대형 시험이다. 그러나 전국 수천 개 학교 중, 운동부가 있는 학교를 시험장으로 굳이 선택해야 했는지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학교와 교육청의 선택은 결국 가장 중요한 날, 학생들에게 불리한 조건을 강요했다. 교육의 이름으로, 또 공공의 필요라는 명분으로 말이다.
그날이 일반 학생들의 시험일이었다면 어땠을까. 학교는 시험 준비를 이유로 수업을 비우고, 단체 이동을 지원하며, 컨디션 조절까지 고려했을 것이다. 전교적으로 조율된 지원이 이뤄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야구부 학생들에게는 그런 배려가 없었다. 경기를 앞둔 몸풀기, 동료들과의 작전 회의, 팀 이동과 같은 최소한의 기본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다. 학교가 체육특기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교육당국이 체육 활동을 교육의 일부로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교육청이 주관한 리그에서 뛰는 학생들이, 같은 교육 시스템 안에서는 보호받지 못했다. 이 얼마나 모순된 풍경인가.
학교는 모든 학생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그리고 스포츠 역시 정규 교육의 중요한 일부다. 더 이상 운동부는 ‘예외’나 ‘바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들은 경기를 준비한 것이 아니라, 역차별을 견디며 출전한 것이었다.
아마야구꽃 – 고교야구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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